지구온난화로 인해 유난히도 무더운 ‘삼복’의 계절이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절기로, ‘복날’이라고 한다.

첫 번째 복날을 초복(初伏)이라 하고, 두 번째 복날을 중복(中伏), 세 번째 복날을 말복(末伏)이라 한다. 최남선의 <조선상식>에 따르면 여름의 더운 기운을 제압, 굴복시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복날을 농사짓는 사람들은 큰 명절로 여겨 이날 하루 농사일을 중지하고 쉬었다고 한다.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한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벼는 이렇게 마디가 셋이 되어야만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된다고 한다.

복날이 되면 ‘복달임’ 이라 하여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먹는다. 특히, 개를 잡아서 개장국을 만들어 먹거나, 중병아리를 잡아서 영계백숙을 만들어 먹는다. 

‘동국세시기’에 “삶은 개고기에 파를 듬뿍 넣어 다시 삶아낸 것을 개장이라 한다. 개장에 후추를 쳐 흰밥을 말아먹고 땀을 흠뻑 쏟고 나면 더위를 쫓고 보허 하는 효험이 있다. 그래서 성안에서도 많이 판다.”고 복날 풍경을 적고 있다.

우리 민족이 개장국을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은 분명하나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여 금하기도 하였다. 또 특정 종교에서는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금기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개장국을 대신하여 삼계탕을 즐기기도 한다.

요즘 개가 단순히 동물이 아니고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야만스런 문화일 수 있다. 이 외에도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초복에서 말복까지 먹는 풍속이 있다.

복날에 관련된 옛 속담으로 ‘복날 개 패듯 한다.’, ‘복날 닭 모가지 비틀 듯 하다.’는 말이 있는데 무자비한 폭력을 빗대어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동물도 학대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양규창 기자  agri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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