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조선 방송화면)

23일 전국 곳곳에서 대대적인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실시됐다. 

지난해부터 소방차에 대한 진로양보를 의무화하고 위반할 시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는 소방기본법이 개정됐음에도 시민 의식은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 도로에서 소방차에 양보하는 현상은 '모세의 기적'으로 화제의 영상이 될 정도로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시민의식은 일부 사설 구급차들의 사이렌 남용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사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당연한 관례가 되어야 한다고 소방당국은 강조한다.

첫째, 소방당국은 구조 및 화재, 구급 상황에 있어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값진 시간으로 화재 발생의 경우 5분이 지나면 1분마다 인명 생존율이 25%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2014년 조사결과 구급차 현장 도착 평균 시간은 8분 이상으로 5분~6분 이내 도착율은 32.8%에 그쳤다. 소방관 64%가 "일반 차량들이 비켜주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생명을 구할 5분을 위해 길 터주기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둘째, 불법 주 정차 단속도 선행돼야 한다. 불법 주정차로 인해 소방차가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비율만도 전체 화재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소방당국의 원활한 출동을 위해 해외 제도를 참고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출동 차량 지휘관이 방송과 수신호로 양보를 요청하는 정도다. 이와 달리 캐나다는 긴급차량을 150m 안에서 뒤따르기만 해도 2년까지 운전면허 자격 정지까지 명령하며 러시아는 면허 정지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영국은 레드루트를 설정, 간선도로 집중 주차관리와 바퀴 자물쇠 설치로 현장 대응하며 독일은 즉시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무화한다. 미국도 '5분 대응 이론'에 따라 엄격한 주정차 단속을 실시, 뉴욕시 통계로 6분 이내 출동률 100%를 기록한다. 국내도 과태료를 부과하고는 있지만 보다 엄격하고 엄중한 정책이 선행돼야 긴급차량들 길 터주기가 보다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은정 기자  le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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