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창 전북지사장

소서(小暑)는 24절기 중 열한 번째 절기다. 하지(夏至)와 대서(大暑) 사이에 있는 절기로 양력으로는 7월 7일경이다. 더위와 함께 장마전선의 정체로 습도가 높아 장마철이 시작된다. 

적을小, 더울暑로 ‘작은 더위’이며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여름절기다.

「고려사」에 ‘소서는 6월의 절기로 초후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에는 매미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 는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사절요」 4권에는 "소서가 가까워오니, 죄가 무거운 죄수에게는 관대히 하고 가벼운 죄수는 놓아주라"는 기록이 있다. 바쁜 일손을 거들라는 뜻으로 생각된다.

이때 가뭄으로 논에 물이 없고 일손이 없어 모내기를 못한 천수답에 늦모심기가 바쁘게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농번기방학을 실시해 바쁜 모내기에 고사리 손을 보탰던 기억이 난다.

소서와 관련해 ‘소서 때는 새각씨도 모 심어라’, ‘소서 때는 지나가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모를 심어주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소서 때 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면 한해 벼농사를 망칠 수 있으므로 그 다급함을 나타내고 서로 돕는 우리 민족의 풍습이 담겨진 말이다.

소서 무렵 음식으로 보리와 밀을 먹게 되고 호박, 도라지, 옥수수, 감자, 수박, 참외 등 과일 과 채소가 풍성하다. 

보리는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몸속의 유해성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면역력을 강화해준다. 그래서인지 보리밥을 먹고 나면 힘을 주어 구린내 나는 가스를 배출해야했다.
밀은 더위에 지친 열을 내려주어 허해진 기력을 회복하게 해준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 수제비, 부침개 등 여름 별미가 있다. 특히 냉국수의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면 빨려 들어오는 시원함이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소서 무렵 보양식으로 민어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뼈를 강하게 해준다. 회, 조림, 구이, 찜, 포를 떠서 먹기도 하고, 매운탕도 끓여 먹는데 애호박을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워 먹던 맛을 잊을 수 없다. 고향 농촌의 칠월은 눈길 가는 곳 마다 짙푸른 향기를 토해내고 있다.

양규창 기자  agri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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