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용 태국산 계란 총 97만여개가 2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들 태국산 계란 수입은 정부가 계란값 안정방안으로 추진한 당초 계획과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쯤 부산항 허치슨부두로 1개 컨테이너, 32만개 가량의 계란이 입항한 다음 3일 인천항엔 2개의 컨테이너, 65만개 가량의 태국산 계란이 들어왔다.

이는 정부가 당초 지난달 22일 부산항을 통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던 수입물량 200만개의 절반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적시기도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지연된 것이다.

오는 4일 검역시행장에서 현물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최장 3일)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생검사(최장 18일) 등을 거쳐 이달 안으로 본격적으로 유통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입물량 등을 고려해 볼 때 계란대란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태국산 계란이 반입될 경우 AI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란 수급과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됐지만 정부의 예상 수입 물량과 실제 선적분의 차이를 생각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 고형권 1차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는 태국산 계란이 주당 200만개 가량 수입이 이뤄질 것으로 계획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입가격이 개당 100원 안팎 수준으로 책정되는 것이 가능한 태국산 계란이 시중에 유통되면 계란값 상승세가 진정되기 위한 ‘시그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태국산 계란의 현지 원가는 개당 70원 수준이며 관세를 포함한 수입가격은 1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가격에 비해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유통업체 마진 추가를 산측해도 국내산 계란의 절반이하 가격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태국산 계란은 수입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데다 태국의 계란 생산·소비량 감안 시 주당 200만개 이상 수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실제 계란값 진정 역할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안정보다는 수급불균형 해소가 우선 사안”이라면서 “안정적으로 물량 공급이 가능한 수출국을 찾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산란계의 생산기반 회복 등 비상수단을 마련해 올 추석 전까지 계란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김진환 기자  k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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