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거듭된 영아 사망 사건에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 화곡동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영아의 몸을 눌러 사망까지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59)씨가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쳤다. A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아기가 잠을 차지 않아 재우려고 올라탔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중은 공분하고 있다. 앞서 영아가 어린이집 차량에 방치됐다 사망하거나 보육 교사에게 학대당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그 방향성은 입장 차이에 따라 상반된 모양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아 사망 사건 이후 관련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신을 보건복지부 소속 어린이집 근무자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학대 사건으로 어린이집이 매번 도마 위에 올라온다. 생각없고 제정신 아닌 일부 교사들 때문에 모두가 항상 욕을 먹어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교사가 더 많다. 학대한 교사들이 잘못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왜 이런일이 생길까"라고 반문했다. 이 네티즌은 "나는 만1세,2세,3세반을 모두 맡아보았다"며 "아동 대 교사 비율이 왜 이렇게 많냐"고 지적했다. "한 반에 10명 이상인 아이들과 생활하면 화나는 일 많다"며 "공무원들은 해보지 않아서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 인증, 관찰일지, 일일보육일지 등 쓸 데 없는 서류만 시키지 말고 교사를 위한 법을 만들라"고 주장했다.  또한 "법을 만드는 공무원들, 하루라도 어린이집에 와서 일일교사 해보시라. 우리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부모의 입장은 또 다르다. 또 다른 청원글은 학부모가 작성한 것으로 어린이집이 학부모의 CCTV 확인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해주기를 촉구했다. 이 네티즌은 "어린이집 CCTV, 달아놓기만 하면 뭐 하냐. 부모가 보자고 하면 경찰대동하라고 하고 원장 태도 돌변하며 CCTV 운운하는 순간, 부모를 자기들 의심하는 적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모니터 하기가 힘들고, 일이 터지고 의심한 뒤 가서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이 네티즌은 "이번 4세 아이 버스사고, 11개월 아이 사고도 부모가 핸드폰으로 CCTV만 볼 수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CCTV 모니터를 원장실이 아니라 어린이집 현관문 밖에 설치해 아무나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사건사고만 터지면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하지만, 그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직 미성숙한 약자라 학대당한 걸 부모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 못된 어른들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은정 기자  le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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