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토끼, ‘차단하려는 정부 VS 200원 아끼려는 이용자들’의 싸움

(사진='밤토끼' 웹툰 불법유통 개요도, 부산 경찰청)

경찰이 국내 최대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를 구속했다.

불법 유통 사이트 ‘밤토끼’의 방문자 수는 작년말 월 51만명으로 집계돼 네이버 웹툰을 뛰어넘는 인기를 받았다. 정부가 조사한 유료사이트 피해액은 누적 1000억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1200만 관객 동원 대만, 홍콩 박스오피스 1위 등 국내외에서 기록적인 흥행역사를 쓴 영화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2012년 완결된 작품이지만 최근까지도 웹툰 유료판매로만 월 1000만원 이상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밤토끼와 같은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에 의해 작품을 도둑질 당해 무료로 노출이 되어 피해가 심각하다.

미공개 한회당 대여 결제금이 약 200원인데 불법 웹툰 사이트에서 인기 작품의 경우 최소 5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네이버 웹툰이나 다음 웹툰에 비해 레진코믹스나 투믹스 같은 ;유료 웹툰 플랫폼의 피해는 더욱 가중됐다.

지난달 정부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웹툰 등 콘텐츠를 유통하는 '밤토끼' 같은 불법복제 유통 사이트를 차단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연간 1조원에 달하는 디지털콘텐츠 저작권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웹툰이나 영화 등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사이트에 대한 차단 작업을 꾸준히 해왔지만,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의 방식이 단순 URL 차단이어서 다른 URL로 접속 경로를 변경하거나 우회 기술을 적용할 경우 차단이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불법사이트들이 웹 표준 프로토콜에 암호화 기술 등을 적용한 보안 프로토콜을 적용해 사이트 차단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실제로 저작권보호원이 방송통신심의워원회에 접속차단 조치를 요청한 72개 사이트 중 31개가 이러한 방식으로 차단를 피했다. 1500여개 불법복제 웹툰을 올려놓은 밤토끼의 경우 정부의 차단조치에도 이런 기술을 적용해 버젓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만, 이런 불법 유통 사이트가 확산된 것은 불법 공유 사이트 이용을 범죄 동조로 생각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대학 생활 앱 ‘에브리타임’이 대학생 2,3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텐츠 이용 행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학생 절반이 토렌트를 비롯한 불법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원 기자 kjw@youngn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