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있었다. 2016년 전라북도 장수군의회가 여의도 정치권과 정치인들에게 ‘논개작전’, ‘논개전략’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상대당의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행태를 비난할 때 논개작전, 논개전략 이란 용어를 쓴다는 게 장수군의회의 지적이었던 거다. 충절과 애국의 상징이 된 논개를 그런 얄팍한 상황에 인용하는 것 자체가 개념 없고 천박하다는 따끔한 충고였다.

1593년 당시 논개는 19세였다. 논개제에서 매년 행해지는 논개 순국 재현극 [사진=진주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 깊고 /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 강하다 / 아아, 강낭콩보다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시인의 시 <논개>의 한 대목이다. 1593년 6월 29일 진주성 함락 이후에 진주 백성들 사이에서 구전되던 논개의 순국 이야기가 오늘 날엔 시(詩)로 부활했다. 논개의 순국 28년 뒤인 1621년 유몽인이라는 사람은 <어우야담>에 논개의 이야기를 기록했고, 그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며 시 뿐만 아니라 가요와 소설로도 재탄생했다.

의암 주논개상 선정위원회에서는 매년 논개상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하며 논개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있다. 2016년 제10회 논개상수상자는 소설가 김별아씨가 선정했다. 김별아 소설가는 장편소설 ‘미실'로도 유명한 작가. 장편소설 <논개>를 썼다. 2017년 제11회 의암 주논개상 수상자는 김효선 여성신문사장. 논개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 깊은 상이랄 수 있겠다.

알다시피 논개는 1593년 왜장들이 진주 남강 촉석루에서 승전잔치를 벌일 때 그곳에서 왜군 장수 한 명을 유인해 남강에 함께 투신해 목숨을 끊은 인물. 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한 사실이었으므로 논개의 의로운 죽음 이후에 논개를 추모하는 글과 이야기는 끝없이 만들어졌다. 어떤 문인은 논개가 투신했던 바위에 ‘의암(義巖)’이라는 글자를 새겼고, 조정에서는 상을 내리고 사당을 지어주었다. 논개는 순국 당시 19세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개 캐릭터 [자료=진주시]

#<진주논개제>는 매년 5월 넷째 주 금, 토, 일 사흘에 걸쳐 열린다. 올해가 17회 째. 특이한 점은 여성들만이 제관이 될 수 있는 의암별제. 이를 시작으로 진주오광대를 비롯한 민속예술, 진주기생들이 남긴 교방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행사들이 이어진다. 전통문화와 여성을 테마로 한 매우 독특한 축제다. 올해는 5월 25일부터 열린다.

행사 프로그램은 ▲헌다례 및 신위순행 ,▲의암별제, ▲ 논개순국재현극, ▲ 논개이야기(동화구연), ▲ 사랑실은 수레와 꿈꾸는 논개이야기, ▲ 논개오리엔티어링 대회, ▲ 전통혼례, ▲ 솟대쟁이 놀이, ▲ 진주교방의 악가무 등등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논개의 출생지로 알려진 전북 장수군에서는 해마다 음력 9월 3일 논개제를 지내고 논개의 충절 의협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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